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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엔터테인먼트

다퉁(大同)개발 프로젝트(원제 : 중국의 市長)



 어제 수업 중에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도시는 광산 개발로 오염되었으며, 기업의 투자를 받기 위해 설정된 부지의 규모는 한정되어 있고, 그마저도 작았으며, 사실 지리적 위치가 그다지 좋지 않아 이 도시의 미래를 누구도 가늠하지 못했다. 

 

 2009-2010년 즈음 부임한 새로운 시장은 고대 성곽을 복원시키면서 인구의 30%인 50만을 이주시키고 있었다. 문제는 복원시키고자 하는 성곽이 주거단지가 밀집된 지역이라는 것이다. 시장의 계획에 주민들은 강하게 반발한다. 시장을 직접 찾아가 탄원을 하기도 하고, 용역업체들과 충돌하기도 한다. 시 정부는 예전부터 살아온 개인의 집을 증서가 없다는 이유로 불법 건축물로 규정하고 철거한다. 




 여기까지 영화를 봤을 때 시장에 대한 반감이 생겼다. 용역업체에 의해 맞았다는 시민부터, 죽더라도 떠나지 않을 것임을 주장했던 시민, 만리장성을 쌓는 진시황과 같다고 말하는 시민까지. 그들의 말은 다 맞는 말이다. 영화는 이런 시장과 시민들에 대한 촬영을 번갈아 하는데, 그 중 인상깊은 장면은 한 시민이 바닥에다 "大同不大同(다퉁은 이전의 다퉁과 다르다.)" 라고 쓴 것이다. 이 시민은 시에 대한 비판적인 사람이다.


 이주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항의하는 시민과 고소하겠다는 시민, 시장에 대해 "까다롭기는"이라고 말하는 협력업체 직원, 더 강한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장. 각자의 입장 속에 다통은 내부적으로 썩 좋지 않다.


 심지어 어느 시민은 "18번 죽여도 시원찮다"라고 하고, 어느 시민은 "이런 게 유적이라면 유적 아닌게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민들의 입장도 이해가 갔다.


 하지만 나는 시장에 대해 무작정 비판할 수는 없었다.


 매 10시를 넘겨서 퇴근하며 새벽 4시에 출근하는 시장은, 출근 때마다 민원을 직접 탄원하려는 시민들을 만나지만 피하려 하지 않는다. 아내는 이러다가 우리 다 죽는다며 하소연을 하지만, 시장은 그다지 신경써하지 않는 것 같다. 철거 현장과 이주 주택 개발 현장을 찾아가 시민들과 만나고, 업체들의 무능함을 가차없이 질책한다. 보도블럭까지 일일이 점검하는 모습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시장이라면 당연히 해야된다고 말할 지 모르겠지만, 당연한 걸 마땅히 하는 사람도 그다지 없을 뿐더러 설사 당연한 걸 하더라도 그에 대해 칭찬 못 할 이유는 어딨나 생각한다.


 시장은 진심으로 다퉁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고, 이 도시 개발 계획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물론 이주 계획으로 발생되는 민원에 대한 처리에 대해 무심하지도 않았다. 무작정 철거한 것이 아니라 반대편 지구에 대규모 이주 단지를 건설했고, 몇몇 지구는 여전히 건설을 함으로써 철거 문제에 대한 보상을 해주고자 노력했다.(물론 몇몇 시민은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이주한 지역에 대한 학군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하는 시민들 앞에서 즉석에서 서명 한 번으로 해결하고 이에 대해 환호하는 시민들과,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에 대해 아파트 저층으로의 이주 허용(하지만 이 할머니는 주택이 2채 헐렸다고 하여 이주 주택의 집 2곳을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거절) 등 외면하고 싶은 문제에 대해서도 어떻게든 맞서는 편이었다.


 프로젝트가 시작된지 5년하고 며칠이 지난 시점에서, 시장은 갑작스러운 전근을 하게 되었다. 시장조차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 때 시장의 표정은 허탈함이었다. 그는 눈물을 흘렸다. 시민들은 도로를 점거해 시장을 복귀시켜 달라 시위를 했고, 그래도 그 만한 시장은 없었다며 사람들은 외쳤다.


 그는 타이위안 시로 갔으며, 후임 다퉁 시장은 그와 관련된 계획을 백지화했다.


 시장과 시민 양 쪽을 번갈아 가면서 편집해서 나름 중립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여러 명이 대상인 것에 비해 시장은 한 명이기 때문에, 시장 쪽으로 무게가 더 쏠린다고 느꼈다. 


 한국에서도 여전히 개발에 대한 논쟁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난 현실에서 명확한 답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차선만 존재할 뿐, 어떻게든 서로의 불만을 최소화하는, 그로써 만족을 만들어가는 방법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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