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넋두리/국내 여행

아직 벚꽃이 한창이던 국립수목원




 지난 주 서울은 날씨가 역동적이라, 비가 자주 내리면서도 미세먼지는 꾸역꾸역 들어오고...날씨는 춥고해서 나무를 볼 일이 없었다. 정말 이렇게 돌이켜보니 도시에서 풀떼기 보는 것이 의도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어렵다는 걸 느꼈다.

 꽃놀이는 기대도 안하고 포천 광릉수목원에 가기로 했다. 너무 집근처만 배회하니 갑갑했기 때문.

 사실 포천은 재작년에 산정호수를 간 적이 있어 개인적으로 편안하게 느껴지는 휴양지 같은 느낌이었는데, 수목원도 있을 줄은 몰랐다 ㅋㅋ 의정부에서 가는게 더 편하긴 하다만.




               의정부 역 인근의 정류장. 의정부의 첫인상은 잘 정비된 도시


 재수없게도 의정부에 도착하자마자 의정부역에서 기다린 21번 버스의 어느 기사의 불친절함이 먼저 맞이했다. 버스타려는 승객들이 하나같이 목적지를 가냐고 물어보는데 앞에 행선지 써놓은 것을 보라고만 한다. 이왕 대답하는 거 알려주는게 그리 귀찮았나?

 두 번이나 보내버린 21번 버스... 앞서 지나간 버스 모두 광릉가는 버스가 아니었다. 3번째 도착한 버스에 타서야 드디어 광릉에 갈 수 있었다. 후......



버스를 2번 보내며... 남은 애매한 시간을 같이 보낸 의정부 역


역에서 광릉까지는 한 시간. 생각보다 거리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 같지만 생소한 도시였던 의정부 시가지를 보는 것도 재밌었다. 제일시장인지 중앙시장인지를 지나고 경기도북부청사를 지나고 교외에 진입하게 되니 도심에서 보이지 않던 벚꽃과 목련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말 따듯해서 봄이 시작된지 한창이었지만 이곳의 꽃들은 막 봄이 시작됐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광릉수목원은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오전 10시에 드디어 도착한 광릉수목원. 의외로 사람들이 그다지 보이지 않네 싶었는데 소풍 온 초등학생들이 박물관에 많이 모여있었다. 아이들은 안내문의 설명을 보며 문제의 답을 찾고자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었는데, 괜히 어릴적 생각이 나서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하고, 뭐 이런저런 생각들이 났다.


소풍갈 때, 자판기에서 얼마나 음료수를 마시고 싶었는지

 

 그러다 문득 박물관 입구 옆에 있는 자판기가 눈에 띄였다. 어릴적 소풍을 가면 돈은 없고, 자판기의 음료수는 정말 마시고 싶었다. 지금의 나는 돈이 있으니... 다행히 천원 한 장이 있어 자판기에서 어릴 적 아쉬움을 하나 뽑을 수 있었다.


걷는 것이 재밌었던 숲길


 광릉수목원을 돌아다니다 보면 2010년에 상륙했던 태풍 곤파스로 쓰러진 나무들을 볼 수 있다. 안내문을 보니 이런 나무들이 자연적으로 분해되려면 200년은 필요하다고 한다. 문득 주변에 쌓여있는 수북한 나뭇잎들이 보인다. 이 나뭇잎들은 언제 다 썩을까 싶었다.


4월이 시작되고 3주차에 접었건만 아직 벚꽃은 기다려주고 있었다


 수목원 입구를 기준으로 동편은 박물관, 서편은 큰 호수가 하나 있는데, 작은 까페와 갓 개화한 벚꽃이 환상적으로 어울러 있었다. 올해 봄은 심심하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보고 있자니 안심했다. 나는 행운아 ㅋㅋ

 까페에서 복숭아티와 말린 고구마를 사서 점심을 대충 때우고... 까페 안에 사람이 엄청 많았다. 자리가 없어서 밖에서 먹어야했다ㅠㅠ..


국립 수목원 치고는 사실..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것 같다. 특히 동편 박물관 쪽이 그랬는데, 박물관을 제외하고는 일반 공원과 크게 다른 느낌을 못 받았다.


 이렇게 아이스티를 다 마시고 입구로 돌아갔다. 매표소 직원분들이 매표소 지붕을 유심히 보고 계셔서 궁금증이 생겨 왜 그러시냐고 물어봤다. 알고보니 벌집이 막 만들어지기 시작하고 있었다. 몇마디 얘기하고 인사하고 나왔다.. 버스 우짜지..

 다행히 1시 정각이 되니까 버스가 왔다. 버스 간격이 2,30분?이라고 매표소에서 알려줬는데, 어쨌든 타이밍이 딱 떨어져 기분좋게 돌아올 수 있었다. 3년차에 들어가는 내 폰 배터리가 빨리 닳는 걸 빼면 모든게 좋았다.


 

 게으른데, 벚꽃을 보고 싶다면 여기로 가자 ㅋㅋ 내 생각에는 이번 주 까지가 수목원 벚꽃의 데드라인이 아닌가 싶다. 서울의 변덕스러운 날씨로 꽃을 못봤다면 여기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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