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넋두리/일본 여행

140207~ 4박의 일본여행(1) 출국까지

 일본 도쿄로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자주 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길려고는 하지 않았다. 그냥 귀찮은 것도 있었지만, 걱정되는 것도 많았기 때문이다.


 그치만 대략적으로 어디로 갈지 몇 군데 정하고, 철도 노선 등 교통 수단에 대해 알아보고 난 뒤에

항공편과 숙소 예약은 일사천리로 마음만 먹으니 2~3일 만에 해치워버렸다. 오히려 여권 만드는 과정이 너무 귀찮았다. 당장 구청으로 가야하는데, 구청과의 거리도 멀고.. 버스로 왕복 한 시간 넘게 걸리는데다가 사진도 여권용으로 다시 찍어야했다. 들고갔던 사진은 퇴짜를 맞아서 본의 아니게 번거롭게 인근 사진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수고를 겪었다. 예약 일 주 전 화요일에 신청해서 금요일 발급받았다.


 막상 지르고 나니 내가 왜 이런 짓을 했지라는 걱정이 무척 앞섰지만, 이제 돈도 나갔으니 해보기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막연하게 나갔다. 진짜 숙소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하나하나가 걱정이었다.







 대구역에서 부산 구포역으로 가는 기차는 없더라, 동대구역까지 가야 했다.

 집 앞으로 나오자마자 택시를 잡아서 출발한지 3분 즈음 지나서야 폰을 챙기지 않았다는 것이 기억남. 멍청.. 다시 돌아와서 급하게 챙기고 다시 출발하고 도착해도 시간이 30~40분은 남아 있었다.


 이 시간동안 폰을 만지작거리면 혹여나 배터리 문제로 일본에서 고생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선뜻 만지기에도 부담스러웠다. 구포로 가는 기차 배차는 오전 6시, 도착 예정 시간은 7시 20분이다.







 동대구역 내부, 아무 생각 없이 기다리다가 문득 여기서 밥 먹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시간을 확인하니 5시 50분. 앞으로 밥을 어디서 때워야 할지도 걱정이었다.








 구포 역을 내리니 이질적인 높은 빌딩이 있었다. 저걸 이정표로 삼고 구글 지도를 보면서 걸었다.  일단 생각없이 큰 길로 나왔는데, 부산 김해공항으로 가는 버스 노선을 어디서 타야되는지 몰라 물어서 갔다. 내가 내린 구포역이 아닌 도시철도 구포역 방향에서 307번 버스를 타고 김해공항으로 갔다. 307번 버스는 강서구청을 지나서 김해공항으로 가는데, 타면서 낭패였던 것이 김해공항에서도 역이 여러개로 나뉜다. 그냥 감으로 사람들 많이 내리는 곳으로 내려서 갔다.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곳으로 가면 일단 모험하는 것보다는 낭패의 위험이 적다. 돌아다니면서 느낀 여행의 원칙 중의 하나다. 또 다른 하나는 일단 움직여라. 또 다른 하나는, 큰 길을 중심으로, 그리고 이정표를 꼭 기억해라.







구포역. 날이 흐리다. 말하자면, 도쿄의 4박 날씨 중에 맑은 날은 하나도 없다고 공지된 상태였다. 오히려 흐림, 눈비, 눈비, 흐림, 흐림의 흐림계 3종 세트가 다 모여있었다. 출발 전부터 절망적 느낌.








 부산 김해 공항 내부. 별 걱정 다 했던 것이, 메일로 날라왔던 항공권을 그냥 그대로 인쇄해가면 정말로 티켓으로 끊어줄까 하던 것이었는데, 여권이랑 같이 제시하니까 주더라. 그리고 인쇄했던 그 항공권은 버리지말고 가지고 있어야한다. 복귀할 때 다시 제시해야하니까. 출발은 10시 55분이었는데 2시간 일찍 오라고 인쇄했던 항공권에 쓰여있어서 왔더만 별 상관없었다. 일찍 온다고 일찍 가지는 않으니까. (하지만 일본에서의 상황은 다르다. 여행 초짜인 이상, 미리, 일찍 가려 노력해야하니까)







부산 김해 공항 내부 2








부산 김해 공항 외부 전경








부산 김해 공항 내부 전경 3. 출국해야되는데 줄이 길다. 하지만 의외로 금방 끝난다. 공항 내부에 경찰이 선글라스를 쓰고 돌아다니는데 총기가 K1이다. 좀 더 나은 장비를 쓸 줄 알았건만.








 사진이 흐린 건 양해. 여기서 출국 심사를 하고 세관이 있다. 내 옆의 라인은 몸 검사할 때 팔 벌리길래 나도 했는데 검사도 안하고 그냥 바로 가랜다. 괜히 뻘쭘했다. 내 짐은 정말 심플했다. 물론 돌아올 때는 생각했던만큼 편하게 오지는 못했다.


 일본 갈 때 개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건, 당연히 엔화, 그리고 110V 코드, 휴대폰 충전기와 배터리(휴대용 충전기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고), 옷, 동전 지갑 정도? 일본에서는 동전이 의외로 많이 쓰이게 된다 1엔마저 쓰이니 뭐...



 이렇게 출입국심사가 끝나고 항공권에 쓰인 게이트와 좌석을 확인하고 해당 비행기를 타고 출발하면 출국까지는 끝이다. 다만 사소한 문제가 있었다면 출발이 예상보다 30분 정도 지연됬는데, 날씨 때문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비행기는 고교시절 제주도 수학여행 이후로 이용해 본 적 없었고, 창가 자리도 아니었기에 기억에 남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느꼈다. 이륙의 느낌이 정말 질리지 않을 정도로 좋다.


그리고 그냥 푹 자는게 남는 거니 그냥 자자. 


아래의 전경은 나리타 공항인데, 나리타는 한자로 成田 이다. 

당연하지만 일본 지명은 한자로도 알아놓으면 철도 이용에 좋다.












케이세이(KEISEI) 노선을 타고 가면 우에노/아사쿠사로 갈 수 있다. 지금 기억에 흐릿한데, 나는 케이세이 본선(本線)을 타고 갔던 듯하다. 나리타 공항에서 제일 난감했던 건 스이카 혹은 파스모 카드를 발급받는 거였는데, 대체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지 너무 걱정이었다. 다행히 한국어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뭐 NEX니 뭐니 하는 것도 있는 것도 아는데, 도저히 그 이상 대화를 진행하는 건 벅차서 스이카 구매했다. 








 해당 사진의 KESEI라고 쓰여진 안내 데스크 옆에 스이카 충전기가 있다. 저기에다 스이카 카드를 넣고 해당 금액(1000엔 단위로만 가능함)을 입금하면 충전이 된다. 참고로 스이카 구매시 2000엔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여기서 500엔은 나중에 반환하면 돌려준다. 1500엔은 교통비로 쓸 수 있다. 나는 별도로 5000엔을 더 충전했다. 


 교통비 이야기가 나왔으니, 케이세이 본선으로 우에노까지 가면 정확히는 기억이 안난다. 기본으로 1000엔 이상 빠져나간다. 1100? 정도 나갈 것이다. 돌아오는 것 까지 감안하면 2000엔은 그냥 증발하는 것. 그리고 노선 하나 이용할 때마다 100~160엔 사이에서 소모된다. 환승 시스템은 일본에 없다. 2, 3일차에도 스이카에 금액이 많이 남길래 펑펑 쓰려고 해도 못쓰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오다이바 들리고, 나중에 나리타로 다시 가니 오히려 1000엔 충전하게 되더라. 최후에는 300엔 남음.











 케이세이 본선을 타고 우에노에서 내린 다음 환승해서 아사쿠사에서 내렸다. 여기에 숙소가 있었는데, 걸어서 10분은 더 가야된다. 더구나 복잡해서 실제로 찾는데 애먹었다. 족히 한 시간 가까이 헤맸다. 위 사진의 타워는 스카이트리라고, 여담으로 정작 구글 지도에서 검색할 때는 스카이츠리라고 해야 결과가 나온다. 


 밑의 Matsuya라고 써져있는 건물은 EMIKE라는 백화점인데, 이 백화점의 2층에는 JR라인이 있다. 아사쿠사역이라서 다 같은 아사쿠사역이 아니다. 나도 막연히 알고 있다 막상 겪고나니 제대로 알게 됬는데, 각 철도 회사마다 역을 가지고 있다. 저 백화점에 있는 철도역으로는 도쿄 메트로의 긴자라인, 아사쿠사 라인을 이용할 수 없다. 도쿄 메트로의 아사쿠사 역은 지하에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만 보던 아사쿠사. 

 내 눈 앞에 있으니 신기하긴 했으나 저걸 찍을 당시에는 여유가 없었다. 

 인터넷으로 예약했던 숙소에 체크인 시간을 오후 4시로 잡았으나 당시 저 사진 찍을 때는 4시 20분 경이었으니, 숙소찾는 시간까지 감안하면 촉박했다. 혹시나 잘못되지 않을까 걱정해서 얼마나 걸었는지 모른다. 정말 구석구석까지 다 뒤져서야 찾았다. 이 때 구글 지도 덕을 좀 보긴했다.


숙소에 가니 주인아저씨가 정말 친절했다. 장애인처럼 어버버대는 나는 그저 그냥 인쇄했던 메일을 제시하고, 한국인인걸 알고 난 뒤에 예약 확인을 하고 비용을 지불하고  키와 가운, 수건을 받은 채 숙소로 가서 짐을 풀고 누웠다. - 지만, 이렇게 첫째날을 보낼 수 없었다. 피곤해도 복귀날을 제한 나머지 3일 간에 내가 원하는 여행을 충분히 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일단 주위의 아사쿠사부터 보기로 햇다. 


그렇게 첫째날은 아사쿠사만을 보고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 




 



내 2일 차는 완전 망했다. 그리고 이 눈발은 3, 4일차에도 심각하게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었다.









1일차 기타 사진들







여권과 예약한 인쇄물들만 있으면 다 쓸 수 있다. 자기 이름정도는 한자로 쓸 줄 알아야지.

뒷 종이는 영어, 일본어로만 써야된다.






아사쿠사 골목 1







아사쿠사 골목 2


 5시 30분부터 되면 어둑해지더니 순식간에 밤이 되버린다.

 아사쿠사의 센소지. 저거는 건축물 자체가 가치가 없다. 콘크리트로 근래에 복원한 것이라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많은 관광객들이 오고 하나의 랜드마크가 된 건 어디보다 일본의 느낌이 가장 잘 살아있기 때문이 아닐까.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하나의 의미를 갖게 되고, 콘크리트조차 생명력을 부여받게 된다. 소재가 콘크리트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 문화재의 가치는 사람들과 시간이 만들어 나가는 거니까. 그렇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