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넋두리/일본 여행

140208~ 4박의 일본여행(2) 폭풍설 暴風雪

 오전 9시 40분 경.

 샤워하고 개운하게 준비하고 나왔더만 눈이 내리고 있었다.

 이 때까지만해도 그냥 보기 좋을만큼의 적당한 양이 내리는 정도였다.

 







 근데, 언제 그칠지는 짐작하기 어려웠음. 작년 말에는 제대로 눈을 내린 적을 볼 수 없었으니, 여기서 이 정도의 기상은 그냥 반가울 따름이었다. 









 아사쿠사의 서쪽에서 아사쿠사 가는 길. 

 유명한 관광지에도 불구하고 오전 10시가 되었는데도 상점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아사쿠사 내부. 제설하고 있는 거리와 달리 정원을 보니 얼마나 내렸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아사쿠사 내부 2. 그다지 좋지 않은 날씨. 사실 눈만 내리면 상관은 없겠으나 바람도 세찼다.

 아직은 시작일 뿐이니 그냥저냥 마냥 상관없었다.









 참배객과 관광객들. 나처럼 참배 안하고 구경하고 사진 찍다 가는 사람도 많다. 근데 여기 누구를 제사 지내는 곳이지?









 정말 많다. 아침부터 이렇게 많다니.









 아사쿠사를 나와 큰 길로 나왔다. 사진 찍은 방향으로 우측으로 꺾으면 아사쿠사다. 사진으로는 느껴지지 않지만 사람들 많이 다닌다. 토요일 주말이라서 그런가 싶다. 오늘은 여기서 메트로의 긴자 선을 따라 긴자로 가기로 했다.









 긴자 역에서 나오자마자 찍은 사진. 날씨만 보면 암울하다. 그래도 본격적인 첫 걸음이라 당시는 그저 좋았다. 근데, 나는 긴자에 대해서 조사를 하나도 안했다. 그냥 긴자 거리 자체가 볼거리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저 긴자서 길 헤매는 것도 좋다 생각하여 정말 헤맸다.









 인터넷으로 조사해봤을 때 저 건물이 긴자 상징 중의 하나라고 했던 것 같은데, 당시에는 그냥 역 바로 앞에 있고 현대적인 건물과는 약간 이질적이길래 찍었다.









 많은 고층 건물들과 깔끔한 거리 등, 번화가의 조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긴자를 누비면서 많은 인파는 느껴지지 않았다. 하기사 상가의 비중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면 이곳이 이렇게 발전하게 된 긴자 구역의 용도는 대체 뭔가 싶었다. 업무지구인가?









난 저런 고층 건물들만 보면 계속 보게 된다.









 긴자에 위치한 어느 소학교. 분위기로 봐서 정말 오래된 하굑같아 보인다. 처음에 소학교라는 걸 알기 전에는 순간 호러 테마파크인 줄 알았다. 날씨랑 정말 잘 어울리는 건물이었다.








 지상철 밑의 상가. 일본에 있는데 말이지..ㅋㅋ 도시를 걸으면서 사실 일본이다 하는 느낌을 못 받았나 보다. 여기서 일본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한국같은 느낌은 어떤건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비교하게 되더라. 사실 그러고 싶지만 정작 나는 서울조차 제대로 구경해본 적이 없으니, 나중에 서울도 제대로 구경해보고 싶다. 내가 비교할 수 있는 한계는 대구와 부산 정도랄까.









제국호텔. 구글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으니 이정표로 삼아도 되겠다. 근처에 극장이 있다.










 극장. 근데 겉으로 보기에는 눈바람 피해서 온 사람들이 대부분인 것 같던데. 당시에 바람이 정말 장난아니었다. 가끔씩 우산이 맛이 갈 정도였으니. 나도 이 당시 까지는 우산을 사서 걷고 있었다.










 의미없이 찍은 사진. 위의 사진 촬영 기준 북쪽으로 가면 궁내청이 있다. 저기가 일왕이 사는 곳이었던가. 아마 여기 근처가 히비야 역 인근이었던 것 같다. 사실 이쪽 방향으로 온 건 구 연합군 사령관 건물인 DN TOWER 21을 보러 온 것이었다. 









DN 타워 건너 궁내청 구역. 해자와 숲으로 둘러싸여 있다. 가깝지만 먼 것같은.. 그런,








너무 흐리다.










거대한 해자와 나무때문에 그 너머로 보이지 않는 내부








 앞의 건물이 제일생명 건물인데, DN 타워라는 것이, 뒤의 연결된 빌딩을 말하는 것 같다.

GHQ의 건물은 앞의 제일생명 건물이다. 원자폭탄으로 빌린 건물 정도로 알면 되겠지. 우리나라로 대입하자면 조선총독부 건물 정도로 볼 수 있겠지만, 사실 미군정기의 일본과 일제강점기의 조선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건물을 없애고 흥례문을 세웠지만.












 이 건물이 구글링해서 찾아낸 구글 지도에서는 이렇게 도로변이 아닌 안쪽에 위치한 것 처럼 표시되어 있어서 찾느라 고생깨나 했다.(구글 지도에는 DN 타워라고 검색해도 결과가 나오질 않는다.) 구글링에서 찾은 지도에서는 이렇게 표시되어 있더라.









사실 내 착각이었다. 큰 도로변이 아닌 안쪽에 있을거라 믿고 있었다. 찾기 쉬운데...

DN 타워 옆에는 경찰서가 있다. 경찰 한 분이 제설하고 있길래 피해갔더니 고맙다고 인사해주더라.


 사실 길 가다 느끼는 거지만,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말 거리 분위기가 한국에 비해 얌전하고 도로변에 주차된 차가 없다. 그리고 바닥도 깨끗하다. 길에 침 뱉는 사람 보지를 못했다. 그리고 좌측통행이 정말 습관화 되어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측통행 캠페인 벌이고 했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살면서 우측통행이라는 걸 왜 해야되는지도 몰랐고, 그 자체가 있는지도 잊고 있었다. 그렇지만 여기서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여기사람은 시민의식이 정말 수준이 다르다~라는 걸 느꼈다.


 내가 도쿄를 다녀옴에도 그 곳을 잊지 못하는 건 인프라와 볼거리가 아니라 그 사람들이 하나하나 보여준 것들 때문이다.









 위 사진은 히비야에서 메트로 지요다 라인에서 환승없이 갈 수 있는 유시마 역 인근 사진이다. 


 다음은 유시마 신사를 향해 갔다. 유시마 신사는 유시마 역 부근에 위치해있어서 방위만 잘 확인하고 간다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제일생명에서 5~10분 궁내청 공원따라 계속 걸으면 히비야 역이 나온다. 히비야 역 인근은 관공서가 많다. 그러니 사린 가스 사건도 터지고 했지만. 


 여담으로 시간이 갈수록 날씨가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제일생명에 도착했을 무렵부터 우산을 쓰고 가는 것이 오히려 걸리적 거린다고 판단해서 그냥 눈바람을 맞으면서 걷고 있었다. 패딩을 안가져왔으면 큰일날 뻔 했다.



 위 사진을 찍은 이유는, 도쿄 도심가에서도 저렇게 고층의 주거단지가 있다는게 신기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건물이 참 촌스럽게 생겼는데, 또 한국에서는 없으니까 괜히 또 이게 일본같다~라고 느끼게 된다.








 이제 이런 구린 휴대폰 카메라로도 눈이 보일만큼 대단하게 내리고 있었다. 사진의 관광객도 우산은 포기한 듯 쓰지 않았다. 사진은 유시마 신사 입구. 유시마 신사에 배향된 사람이 학업을 관장한다고 믿고 있기에 이 신사에는 학생들이 많이 온다. 도쿄대가 이 근처에 있는 것이 우연일까.







 57회 무슨 마츠리 한다는데, 2월 말에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벚꽃이라던가 매화 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을 종종 보곤 했는데, 일본 여행은 그 시점에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유시마 신사 본당 건물. 아사쿠사나 메이지 등의 신사에 비하면 되게 소소하다. 그래도 이 신사의 역할은 어느 곳에 뒤지지 않을 거다. 학업을 관장하니 학생들과 부모들에게 얼마나 매력적인 곳일까? 


















 이 신사의 역할은 대구의 갓바위와 다르지 않다. 제일 아래의 사진에서 관광 용품을 팔고, 제일 위의 사진처럼 소원을 희망하는 팻말도 판다. 기억상으로 700엔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팻말의 내용은 일단 무조건 合格이 써져있다. 원하는 대학에 가달라는 그런 내용들이 부지기수.


 나도 관광객이지만 학생으로써 쓰지 않을 수 없잖아. 난 내 학업과 진로의 안녕을 빌었다. 










 잘 되게 해주십사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는 개뿔 어차피 내 하기 나름인데. 기념으로 쓰고 간다.

난 무신론자에다 미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그저 내 자취를 남기고 싶었다.





.




 이렇게 유시마 신사 와 그 입구 쪽으로 노점들이 늘어져 있는데, 기상이 안 좋아서 닫은가 싶다. 축제 때 오면 볼만하지 않을까. 도쿄대도 구경하고 싶었지만. 저 날씨를 상대로 오래 버틸수가 없다. 서있는 것도 힘들거니와 걷는 건 더도 못하겠다.








 바로 앞의 빵집에서 사먹은 빵들. 여기 치킨 조각도 팔던데 150엔. 단순 계산하면 우리 돈으로 1600원 정도 하려나. 이렇게 물가는 별로 차이 안난다. 왼쪽의 노란 빵은 계란과 치즈로 된 것이었으면 좋겠지만 단호박이 큼직하게 들어간.. 정말 나한테는 안어울리는 그런 조합의 맛이었다.  밑의 빵은 초코 계열 빵인 줄 알고 샀더만, 그냥 색깔만 저런 순수한 빵이었다.









 돌아가련다. 오후 1시 즈음인데, 오전 10시에 나왔으니 3시간 만에 돌아가는 거다. 눈 바람에 몸도 마음도 지친다.








인력거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나중에 봤는데, 운행하기는 하더라?








 다시 돌아온 아사쿠사. 상가들이 문을 다 닫았다!.... 하루 수입을 포기하면서까지 고생하고 싶지 않은가 보다. 이 엄청난 관광객들이 오는 곳에서 말이다. 이제 숙소가 있는 아사쿠사 일대가 너무 친근하게 느껴진다.









 숙소에서 티비를 보니 온통 대설 뉴스로 도배되어 있다. 설사 뉴스가 아니더라도 좌측과 하단에 대설경보가 계속 자막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폭풍설이라는 단어가 쓰이는 걸 알 수가 있다. 이 당시에는 13년 만에 도심에 대설경보가 발령되었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후에 45년? 만의 폭설로 바뀌었다고 언급한다. 저 뉴스 화면 이후에 우산이 버티지 못하는 모습도 나오지만. 


 내 패딩도 다 젖었다. 하나 밖에 없기에 냄새가 나더라도 계속 써야되는 숙명. 방향제를 사던가 해야되겠다.


 이렇게 눈이 계속 내리더라도 나는 숙소를 나와야한다... 슬슬 2일차가 접어드는 시점에서 자꾸 원하던 일정이 자꾸 꼬여들고 있었다.(사실 정해놓은 계획따위는 없었다.) 원래라면 히비야-긴자에서 도쿄타워를 보고 롯폰기로 갈려고 했으니. 여튼 이 방면은 이번 여행에서 포기했다.








 시작 할 때 오전에 찍었던 사진과 비교하자. 폭설이 실감난다.









 이제 길도 눈으로 아예 도배되버렸다.










눈길이 얼기 시작한다.









 어제는 보이던 스카이트리가 보이질 않는다. 바로 앞에 있는데도.









 우에노에서 히비야 라인으로 가는 개찰구인데, 폭설로 히비야 라인의 기타센주 가는 길에 장애가 생겼다고 하더라. 물론 직접 물어서 들은 건 아니고 분위기와 계속되는 방송을 통해 어림짐작했다. 사람들이 줄서서 기다리고 있다. 내가 여기 오고 10분 정도 지나니까 다시 통제가 풀리더라. 아니었으면 다시 숙소로 돌아갈 뻔. 










아키하바라 역, 역시 전자 상가들이 많다. 생각보다 엄청난 유동량에 놀랐다.




























 역을 나왔다. 날이 갈수록 날씨는 호전될 기미가 없다. 역시 큰 번화가이다. 그것도 전자 상가들 밖에 안보이는 듯하다. 왠지 모르게 충실한 컨셉의 구역이다.


















뭔가 다른 컨셉으로 바뀌어간다.









...









 역 인근만 하더라도 이런 느낌은 예상조차 못했다. 물론 아키하바라가 이런 곳이라는 건 인터넷 상에서 돌다보면 어렴풋이 알 수 있다. 더구나 나도 한 때는 만화를 많이 사봤기 때문에 모르진 않았다. 다만 악천후로 어쩔수 없이 아사쿠사에서 그나마 가까운 이곳을 오게된지라 마땅히 생각하고 오지는 않았다. 








 걸으면서 드는 생각은, 일부러 이곳에 소수성향자를 몰아넣어 통제하려는 의도로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음모가 느껴지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편 새삼 2차원의 수요가 상당하다는 걸 느끼기도 했고,









사람들 많다. 남녀노소 상관없다.





















 이렇게 추운 날씨에도 왼쪽의 점원은 호객 행위 하느라 고생한다.









이런 전자상가도 있기는 있었다. 걷는 것도 힘들었다. 다시 돌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7시 즈음 도착한 아사쿠사. 관광객들도 이제는 드문드문 보인다. 그래도 온다는게 신기했다.

정말 원래 이렇게 일찍 피곤해지는 경우 없는데, 숙소 오자마자 바로 뻗었다. 샤워고 뭐고. 일어나서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내일은 더 걱정이다. 티비를 보고 있자니 날씨가 호전될 것 같지는 않다. 흐림에 해가 끼어있기는 했는데, 이 눈이 언제 그친다고 대체?



 숙소에 박혀서 디모만 줄창 했다. 자꾸하니 성적은 잘 나오더라.



 해외와서 숙소에 박혀서 폰게임이나 하고 있다니 너무 슬펐다. 하루 24시간인데 대체.. 7시에 돌아오다니 이게 뭔가 싶다.